목회 일기(1)
저는 서울 상도동 토박이입니다. 그런데 시골이 너무 좋습니다. 제일 먼저 어느 곳이든지 시골에서 오라는 교회에 부임하겠다고 기도하던 중에 경북으로 목회지를 옮긴지 벌써 18년이 되었습니다.
시골 길을 지나다 만난 유학곤씨가 주일마다 빠짐없이 교회 나와서 신앙생활을 잘하시기에 세례를 받고 몇 년 후에 명예집사님이 되셨습니다.
부인이신 박성희씨는 아무리 권해도 교회에 나오시지 않으셨습니다. 새벽마다 늘 기도했습니다. 몇 년이 흐른 후 새 성전을 짓고 헌당하자 박성희성도님이 교회에 나오셨습니다.
두 분이 늘 자기 자리를 지키며 신앙생활을 하던 중, 87세이신 유학곤집사님에게 병이 생겼습니다. 치매였습니다. 몹쓸 병이지만 박성희성도님의 지극한 정성으로 깨끗하게 사셨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되셔서 집 안에서 지낼 때, 우리 부부가 심방을 가면 나에게 항상 "아빠!", 사모에게는 "엄마!" 라고 부르시는 유집사님, 부인이신 박성희 성도님을 가리키며 나에게 묻는 말씀이 "아빠, 이 사람은 누구예요?" 하시며 다른 것은 다 잊어 버렸지만 예수님과 하나님과 아멘은 잊지 않으신 집사님이셨습니다.
심방을 가서 이제 그만 집에 가겠다고 하면 "내일 또 와요!~" 하시던 분이십니다. 제가 붙들고 기도할 때면 언제나 "아멘!" "예수님, 나 좀 도와주세요!" 를 잘 하셨던 집사님께서 5월4일 오전 4시경에 어린아이 같은 모습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또 내가 들으니 하늘에서 음성이 나서 이르되 기록하라 지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시매 성령이 이르시되 그러하다 그들이 수고를 그치고 쉬리니 이는 그들의 행한 일이 따름이라 하시더라" (계 14:13).
정말, 유학곤집사님은 최고의 복이 있는 분이십니다. 주 안에서 돌아가셨으니까요. 천국에 들어 가셨으니까요. 아들과 며느리도 예수님을 믿고 천국에서 아버지를 만나시겠다며 "아멘"으로 믿음의 결단을 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상주 신봉교회 강인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