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교회 목회자의 목회 일기

[스크랩] 다음주일 부터 우리직원들 30여명을 보내고....

강인철 2009. 4. 28. 03:55

개척한지 2-3년이 지난 어느날 아침이다.

 

옷을 허름하게 입고  신발은 이른 봄으로 아직 날씨가 쌀쌀한데...쓰리퍼를 신고

강동구 둔촌동 대로변 가에 있는 우리 엘림교회로 찾아 왔다.

 

교회당에서 기도를 하는 척 하더니

나에게 목사님이냐? 고 하신다.

그렇다고 하니...

 

  "목사님 내가 지금 이 길을 지나가는데 하나님께서 

저 엘림교회당에 들어가라!고 명령해서 들어왔습니다.

사실 저는 어느 무역회사의 사장인데...직원들이 300-400명 가량이 되는

중소기업이고 현재는 매출이 한달에 몇 백억씩 됩니다.

저도 이제 살만큼 사니까 남에게 베풀고 또 개척교회를 성실하게 

운영을 하면서 하나님중심으로 목회하신분들을 찾아서

도우려고 찾아다니는 중입니다.

이 근처에 교회들이 참 많은데...저를 이곳으로 오게 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특별히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음주 부터 우리 직원들 30여명을 일단 먼저 보내고 

그 직원들이 한달에 십일조만 해도 500만원을 넘을 것입니다.

일단 십일조부터 하고 ...제가 이 교회당을 몇10억 투자하여 지어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옷도 허름하게 입고 다니고...쓰리퍼를 신고 다닌는 것은 

나를 감추기 위한 수단입니다...그러니 저를 외모로만 보지 마시고 

중심을  보시고 믿어 주신다면 제가 목사님을 도와서 큰 목회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은 사모님에게도 하지 마시고 목사님만 아시고 

기도를 하십시요...목사님은 참으로 복이 있으신 분입니다..."

 

  이 말에 허름한 옷...쓰리퍼신은 것에 대한 거지로서 또 뭔가를 얻으러 왔다는 생각이 

싹 바뀌면서 하나님께서 귀인을 보내셨구나...우리의 어려운 사정을 아시고

휼륭한 사장님을 보내셨구나...이제 나도 목회의 길이 시온의 대로와 같이 열리겠구나...

하면서 환상에 빠져 버렸다...

 

  "아이구 그러십니까?

   이리 오셔서 차라도 한잔 하시면서 더 깊은 대화를 하시지요? "

 

- "아닙니다.

    목사님, 지금 저는 빨리 가봐야 합니다. 다음주일부터 제가 직원들 30여명을 보내겠습니다...

    여기 명함이 있습니다..." 

    명함까지 주니,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나의 들뜬 마음을 읽은 후에 ..

 

- "아, 그런데 목사님, 제가 집을 하도 빨리 나온 김에 지갑을 깜박잊어버리고 안 가져 왔습니다.

    지금 부산을 내려 가야 되는데...지금 돈있으면 10만원만 빌려주십시요.

    다음주일에 직원편에 30만원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벌써 뿅-간 상태에서 10만원이 문제인가?

아내에게 말도 하지 않고 강동우체국에가서 일단 10만원을 잽싸게 빼서

" 10만원이면 되겠습니까? 더 필요하지 않아요? " 이틈을 놓칠세라..

 

  " 아,그럼 20만원만 주십시요? 제가 다음주일에 직원 편으로 60만원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의심 한 번 해 보지도 않고 20만원을 당장에 빼어서 현찰 20만원을 공손히 바쳤다...

 

 - " 목사님 감사합니다." 하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쏜살같이 택시를 타고 사라져 버린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그 전후 사정을 애기 했더니...

 

아내 왈 ....

   "여보 당신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말에 속아 넘어가서 20만원씩이나 주고 왔어요?

    제가 보니 그사람 사기꾼이구먼..." 

 

- " 여보 아니야! 여기 그 사장님이 명함까지 주고 갔단 말이야.." 하고 명함을 보여 주니..

     아내가 명함을 보더니...

    "이것 사장이란 사람이 이렇게 명함을 이상하게 만들어 다닐까요?

     지금 당장 전화를 해 보셔요, 제가 보기에는 사기꾼이 틀림없네요...?"

 

- 사무실에가서  전화를 해 보니...그런 전화는 없단다...황당...

   엄청난 기대가 와르르 무너짐....20만원을 눈앞에서  사기를 당하고 나니...

  어이도 없고 하나님의 이름을 팔아서 사기치는 그 사람이 ..... 기특하기도 하고....

   

-  주여! 나에게 일확천금을 노리는 그런 마음이 있기에 저런 사기꾼들을 보내어서

나의 엉뚱한 생각들을 다시 보게 하심을 감사를 드립니다.

 

"주여, 이제부터 나로하여금 내 믿음의 분수를 넘어 크고 기이한 일에 힘쓰지 않고

내 믿음의 분량안에서 생각하고 목회를 하게 하옵소서! 

크고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을 힘쓰지 않게 하옵소서! 거기에 도를 넘어 목사로서

주님의 이름을 이용하는 사기꾼은 되지 않게 하옵소서! "

   - 아 멘 -

출처 : 만사여의하셔요
글쓴이 : 이경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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