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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정신 계승 발제에 대한 응답

강인철 2009. 6. 27. 09:55

3·1정신 계승 발제에 대한 응답
숙명여대 전 총장 손봉호 교수 발제 전문
 
손봉호


우선 네 분의 발표 내용이 참 좋고 저로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발표를 들으면서 역시 우리 선각자들이 나라도 사랑했지만 보편정신을 잃지 않고, 종교 간에 서로 타협을 하면서도 이런 거사를 했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 생각했습니다. 또 그러한 정신 때문에 오늘 이렇게 여러 종교인들이 같은 자리에 앉아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한국에 대해서 부러워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종교평화입니다. 세계적인 종교들이 다 모여 있는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갈등이 한국만큼 없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우연한 것이 아니고 바로 이런 선조들의 3.1운동정신에서 발휘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 문제는 우리가 이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 3.1운동에서 두 가지 뚜렷한 그림이 있습니다. 하나는 분명히 우리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애국애족, 즉 이만열 교수가 말씀하신 열린 민족주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존중입니다. 예를 들면 정의라든가 평화, 자유, 자주, 비폭력 이런 것들인데 앞으로 우리가 이 3.1운동 정신을 계승할 때 어느 것에 더 치중을 해야 되겠는가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물론 애국, 애족을 계속해야 하겠고 배타적이 아니라 이만열 교수가 말씀하신 열린 민족주의를 계승해야겠는데 제가 조금 두려워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 과연 오래가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세계화 물결은 너무 강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민족주의를 좀 극복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나라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민족주의는 약해질 수밖에 없고 약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대국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가 민족주의적이 되면 이것은 세계에 대한 재앙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열린 민족주의를 유지해야 되겠지만 그것에 의존하기보다는 이제는 좀 보편적인 가치, 비폭력이라든가, 화해라든가 평화, 이런 것에 좀 더 관심을 써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이직까지도 애국, 애족 민족정신이 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모든 발표한 분들이 강조를 했지만 통일을 위해서는 애국, 애족 정신이 좀 더 유지되어야 되고 그것이 좀 더 강화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 보편적인 가치를 강조할 때 종교적인 평화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종교들이 다 각자의 신조가 있고 이 차이는 인정하고 존중해야 될 것입니다. 다른 종교가 우리 종교로 바꾸어져야 한다는 그런 정신보다는 다른 종교의 교리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용인해야하는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이며 그 대신 우리가 힘을 합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좀 더 강조하고 강화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다른 종교 대표자들께 개신교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사과말씀을 드립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종교 갈등의 씨앗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이것은 대부분 개신교 측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은 개신교 대부분이 아니고 일부 못난 광신자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니까 좀 이해를 해 주시고 대부분의 개신교인들은 다른 종교에 대해서 그렇게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다시 한번 3.1운동 선열들이 보여주신 애국애족사상과 보편적 가치의 존중, 이것을 계승함으로서 우리 사회에도 공헌하고 종교의 화합에도 공헌하고 또 나아가서 우리나라가 좋은 통일된 나라가 되면 세계평화에도 종교들이 힘을 합쳐서 공헌할 수 있는 그런 좋은 미래가 있기를 바랍니다.